패스 선두에 네이버·카카오 추격… ‘인증 대전(大戰)’ 춘추전국 [심층기획]

‘사설인증서 시장’ 무한경쟁전자서명·인증시장 규모 700억2020년 21년간 독점 ‘공인인증서’ 폐지핀번호·지문인식 등으로 간편 로그인이통3사 운영 ‘패스’ 가입자 3500만카카오 ‘백신 예약’ 참여하며 급성장‘1등 없는 시장’ 최후의 승자는‘국가 인정 사업자’ 조만간 탄생 예고네이버·토스·페이코 등 4개업체 후보선정 땐 제휴처 확보 등 ‘영역’ 확장중소 사업자 “빅테크 몰아주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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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신분증 없이 인터넷·모바일 환경에서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전자서명·전자인증서다. 21년간 독점적 전자서명사업자 지위를 누려왔던 공인인증서 시대가 지난해 12월 막을 내리면서 사설인증서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대부분 핀번호 6자리를 입력하거나 지문을 인식하는 것으로 손쉽게 본인인증 및 로그인을 할 수 있어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복잡한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했던 공인인증서보다 훨씬 간편하다.

인증서 사업자들은 1등 없는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 초 연말정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은 사설인증서 성장 계기가 됐다. 정부가 인정하는 첫 전자서명사업자가 곧 탄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소 사업자들도 영향력 확대를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이통3사 vs 빅테크

사설인증서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이동통신사 3사(SKT·KT·LG U+)가 공동 운영하는 패스(PASS)다.

패스는 2018년 7월에 출시됐다. 국세청, 정부24 등 공공기관 사이트에서 본인인증을 하거나 로그인할 때, 또는 휴대전화 인증을 할 때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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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만여개 웹사이트가 패스를 이용해 인증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국민이라면 대부분 패스에 가입돼 있다. 패스 인증서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3100만명에서 8월 현재 3500만명을 기록 중이다.

패스의 뒤를 양대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카카오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카카오 인증서는 지난해 12월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를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카카오톡지갑’ 서비스와 함께 출시됐다.

카카오는 인증서 시장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임에도 국내 1위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출시 한 달여 만에 550만명, 지난 4월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최근 2000만명을 넘어섰다. 출시한 뒤 곧바로 공공기관 전자서명 시범사업자에 선정된 데다 예방접종 간편 예약 시스템에 참여하면서 급성장했다.

현재는 QR체크인, 백신 예약, 백신 접종 확인 등에 널리 쓰이고 있으며 정부24, 국세청, 관세청, 한국장학재단, 병무청 등 10여개 기관과 제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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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카카오보다 빠른 지난해 3월 인증서를 출시했다. 국내 1위 포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에서 이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것에 주력한다. 현재 이동통신 개통, 사이버대학 수강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8월 현재 제휴사는 100곳이 넘는다.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200만명으로 꾸준히 늘다가 최근 백신 예약 시스템을 통해 1600만명으로 급증했다. 하반기에는 연세대와 함께 출석체크, 시설 출입, 수강신청에 사용할 수 있는 학생증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다양한 사업자에 기회… ‘빅테크 몰아주기’ 비판도

사업 특수성을 살려 경쟁력과 대규모 가입자를 확보한 인증서 사업자도 여럿 포진하고 있다.

간편결제 시스템 페이코는 지난해 12월 인증서 서비스를 출시했다. 가입자 수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정적인 시스템과 보안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 출시와 동시에 행정안전부 선정 ‘공공기관 전자서명 시범사업자’에 들었다. 현재는 국세청, 정부24, 개인통관고유번호 등 공공서비스를 중심으로 본인인증과 간편 로그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제휴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